
8시에 오나 10시에 오나 야근하고 가는 시간은 비슷하기 때문인건지
점점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의욕 같은게 사라지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행복했을 것 같은 일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무덤덤해지게 되는 것 같고
하나씩 콩깍지가 벗겨지고 있는 것 같다.
점심도 먹지 않고 업무를 하다가 저녁에는 현대옥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식당에 가게 됐다.


다들 얼큰돼지국밥을 먹는다고 하시는데
얼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심을 하면서 가자마자 한숟가락 먹어보고 얼큰하지 않아서 양념장을 좀 달라고 했는데
그런건 없지만 '알아서' 해결해주신다고 가시더니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가져다주셨다.
다 넣고 먹으니 그럭저럭 얼큰해서 나쁘진 않았는데
그래도 지하 1층의 소머리국밥집이 조금 더 가깝고 맛있고
양념장도 마음껏 넣을 수 있어서 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게 좋은 것 같다.

오는길에 공차에서 딸기쿠키 뭔가를 샀는데
오히려 버블이 들어가서 맛이 떨어졌지만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달콤하면서 쿠키랑도 잘 어울려서 신기했다.
가격은 어지간한 한끼 식사같은 6300원이나 했는데
왜 '커피값'만 아껴도 절약이 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은 사악한 가격이다.

9시 50분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운동을 가니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
인바디는 2주만에 찍힌 것을 보고 시간이 엄청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런 보상 체계도 없고 비전도 없는 이런 이상한 업무를 내가 왜 야근을 해가면서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점점 의문이 든다.
일단 오랜만에 운동해서 그런지 확실히 5~6월에 하던 것보다 횟수도 무게도 줄어버렸는데
세달 사이에 이정도밖에 안줄어든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씩 계속 체중이 감소하는 것을 보고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건지 고민된다.
집에서 해야 하는 작업도 추석 관련해서 또 늘어나 있었는데
확실히 회사에서 요즘 나오는 말처럼 생산직같이 시간이 딱 떨어지는 직종으로 일하는게 마음도 편하고
오히려 추가근무로 수당도 더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해서 그런건지 배가 조금 고파지기도 했고
운동을 하면 고기를 챙겨먹으라는 예전에 들었던 조언도 생각나서
그냥 과감하게 탄수화물도 보충할겸 삼겹살을 먹었다.
추석선물로 받은 제주갈치도 냉동실에 다 들어가고 나올 생각을 안하고
김치찌개도 한번 해주기로 했었지만 집에서 예행연습할 시간도 없고
다음주 화요일에는 생일이신분도 계셔서 케이크도 한번쯤 미리 더 연습해보고 싶은데
당일 제대로 케이크를 만들 여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벌써 4시가 넘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인 4시 30분 전에는 자야겠다.
